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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에서 살아보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대학교에 재학 중인 박인호입니다. 2020년 봄학기에 라트비아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2020년 1월 30일에 출국해서 7월 10일에 귀국하였습니다.
항상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작은 마을에서 자라면서 항상 외부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궁금했다. 새로운 문화, 사람들, 음식 등… 대한민국 바다 너머의 세상을 체험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장소는 라트비아가 되었다.

흐리고 축축한 겨울 하지만 아름다운 여름

1월 말에 라트비아에 도착했다. 북동유럽에 위치한 라트비아. 이곳의 겨울은 낮이 짧고 밤이 길다. 작년보다는 따뜻하고 눈이 많이 안 오는 편이라고 나중에 전해 들었다. 춥고 비가 많이 내렸다. 축축한 도시와 날씨의 영향으로 다소 차가워 보이는 사람들이 라트비아의 첫인상이었다. 시간이 금방 흘렀다. 학기가 끝날 무렵 여름이 찾아왔다. 오후 11시까지 하늘이 밝았다. 라트비아의 여름은 아름다웠다. 하늘 위로 높이 뻗은 나무들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리가 곳곳에 있는 공원을 거닐면 기분이 좋아진다. 라트비아의 자연은 여름에 빛을 발한다. 평야 위에 직선으로 시원하게 뻗은 도로 양옆으로 소나무 숲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다. 라트비아의 여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나는 유르말라에서 해수욕을 즐겼다. 시굴다 성에 방문해 트래킹을 했다. 케메리 국립공원에서는 경이로운 습지를 만날 수 있었다.

저렴한 물가와 맛있는 음식들

라트비아의 가장 유명한 식재료는 감자이다. 리가 시내에서 자주 보이는 LIDO라는 식당에 가면 라트비아의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그중 나는 기름에 튀겨낸 감자요리가 정말 맛있었다. 여러 도시들에서 생산하는 라트비아 국내 맥주들과 함께하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라트비아의 외식 가격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시장이나 슈퍼마켓의 식재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소고기를 시장이나 큰 마트에서 1KG에 만원 정도면 구입 가능하다. 스테이크를 원 없이 먹을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유학생들에게 저렴한 식재료는 큰 장점이었다. 라트비아는 연어로도 유명하다. 연어 철이 되면 시장과 RIMI나 MAXIMA의 슈퍼마켓에서 연어를 판다. 진공 포장되어 있는 것은 14유로 정도에 구입할 수 있었다. 이걸 연어장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시장에서 구한 싱싱한 연어로 연어초밥도 요리해 먹을 수 있었다.

뜻밖의 코로나

기대했던 교환학생 생활은 순조롭지 못했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라트비아도 그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예정된 행사들은 취소되었다. 수업은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라트비아에서의 생활 한 달째에 벌어진 일이었다. 인종차별도 숱하게 겪게 되었다.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친구들은 각자의 나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나는 쉽게 떠나지 못했다. 미련이 있었다. 1년을 준비해서 온 시간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못했다. 기숙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게 되었다. 뜻밖의 상황은 기대하지 않은 것들을 가져다주었다. 기숙사 안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파티보다는 자연을 더 즐겼다. 많은 사람들보다는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우정을 다질 수 있었다. 코로나와 함께한 라트비아 생활이 기대와는 달랐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받아들였고 어쨌든 새로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 때문에 다시 라트비아를 찾고 싶기도 하다.